우리집 티비 화면이 이상해요
몇 달 전부터 어쩌다가 화면 중앙의 색상이 이상하다는 것을 느꼈어요.
그랬다가 오늘 어떤 방송을 보다가 갑자기 또 화면이 이상하다고 느껴서 뭔가 해결방법이 있을까 싶어 인터넷을 찾아봤습니다.
화면이 완전히 다른 색으로 표시되거나 어둡거나 하는 건 아니라서 눈에는 잘 안 띄더군요.
처음엔 방송문제인가 생각하고 다른 방송이나 VOD로 확인해 봤는데 마찬가지였어요.
티비 기능으로 화면 테스트를 해봤는데 별로...
화면테스트를 이런 걸로 한다니~ 어이없습니다.
그냥 이미지 하나 띄워주고 화면이 잘 보이느냐고 묻는 수준입니다.
그 기능으로는 잘 느껴지지 않아서 다른 방법으로 테스트를 해봤습니다.
단색이미지 파일을 티비로 전송하는 방법이 없어서
갤럭시에서 단색이미지 여러 가지를 스마트뷰를 통해 티비로 보면서 확인해 봤습니다
중앙 하단부를 보면 색이 약간 다르게 보이고 있어요.
회색 배경에서는 옅은 카키색 비스무레하구요
흰색 배경에서는 옅은 담녹색? 옅은 청록색 같기도 하죠?
파란색에서는 약간 진한 게 느껴지구요
분홍색 배경에서는 푸르스름한 빛이 나는군요
녹색에서는 거의 느껴지지 않네요?
하늘색 배경에서는 누리끼리하네요 ㅎㅎ
노란색 배경에서 확실히 연두색이 보입니다
픽셀 하나마다 먼지만 한 크기의 빨강 초록 파랑의 LED가 있고 그것들이 서로 빛의 강도를 다르게 내보내서 원하는 색이 표시되는 원리잖아요.
지금 노란색을 표시하려면
파랑은 꺼지고 빨강과 초록이 반반 켜져야 노랑이 표시되는 거예요.
어떤 색이 섞여서 원하는 색이 되는지는 알 사람은 다 알겠지만 재미 삼아 한 번 짧게 보여 드리겠습니다.
아래 이미지는 스마트폰의 갤러리 앱에서 편집기능을 실행하면 볼 수 있는 화면인데요, 원하는 색이 나오도록 값을 지정하고 확인하는 화면입니다.
팔레트라고 하는 곳에서 색을 선택하는 건데 헥스라고 써있는 곳에 16진수를 입력하거나, 빨간색 녹색 파란색 이라는 부분에 10진수를 입력해도 됩니다.
근데 핵스는 왜 저렇게 헥스라고 썼는지 웃기네요.
Hex 라서 헥스인가요? 헥사 아닙니까? Hexa. ^^
보니까 빨강 초록이 반반이 아니라 완전히 켜져야 노랑이 되는군요.
빨간색이 255 초록색이 255 파랑이 0 입니다.
LED 에 들어가는 전기의 세기를 0 부터 255 까지로 구분해 제어한다는 의미입니다.
빨강 초록이 255 라는 것은 완전히 켜졌다는 것이고 파랑이 0 이라는 것은 꺼져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노란색으로 표시하는데 연두색으로 보인다는 것은 어느 LED가 문제일까요?
LED 에 들어가는 전압을 제어하는 회로에 문제가 생기거나 버그라든가 이런 문제는 아닙니다.
화면 타서 그렇다고 우선 말씀드리고요.
픽셀에 한 가지 색을 오랫동안 표시하면 그 픽셀이 변색되는 현상인데, 화면이 탄다고 말하고 번인이라고 합니다. Burn-in.
이상한 부분이 어떤 값인가 확인해 보니 빨강 초록 파랑이 고루 켜져 있어야 나오는 색입니다.
이걸 보면 파란색이 오랫동안 켜져 있어서 파란 LED가 번인현상이 발생해서 파란 LED에 전기를 보내지 않아도 파란색이 켜져 있는 것처럼 보이는 걸까요?
원리를 모르겠네요.
아무튼..
스마트폰으로 네비를 많이 사용하는 경우에도 쉽게 이런 현상이 발생합니다.
지도 부분은 계속 바뀌니까 그런 현상이 덜한데, 가운데 아래쪽에 보면 자동차 위치를 표시하는 마크가 있죠. 그 부분은 바뀌지 않고 한 곳에 계속 표시되잖아요. 이럴 때 번인현상이 발생한답니다.
제 폰에서는 아래 그림처럼 동그라미 안에 화살표 앞부분만 그려져 있어요.
제 폰에서는 저 하얀 동그라미와 화살표 모양이 화면에 박혀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네비를 끄고 한 가지 색을 화면에 표시해 보면 쉽게 눈에 띕니다
한편, 이 번인 현상은 이 세상 모든 디스플레이 장치에서 발생한다고 생각해도 됩니다.
제조사에서도 어쩔 수 없는 현상이라고들 하죠.
예전에 은행에서 사용하던 녹색 글씨가 표시되는 CRT 모니터가 이 현상이 엄청 심했었죠. 화면에 실제로 표시된 내용과는 무관하게 가로 세로 선도 진하게 나타나고.. 그랬습니다.
선이 쭉쭉 그어진 화면을 하루 종일 표시하고 있으니 당연한 겁니다.
지금은 은행에서 LED 모니터로 바꿨지만 그래도 그 현상은 사라지지 않았을 거예요.
그런데, 저는 좀 억울한 면이 없지 않습니다.
제가 이 티비를 구매한 게 2018년 8월이거든요.
나도 스마트티비 하나 갖고 싶다는 생각을 마음에 품고 살다가 50만원에 구매한 엘지LCD티비를 버리고 큰맘 먹고 250만원이 넘는 엘지올레드티비를 구매했었죠.
근데, 잘은 모르겠지만 처음부터 저런 현상이 있었던 건 아니었을까 하는... ㅎㅎ
제조상의 문제가 아니었을까.. 하는 마음입니다.
왜냐하면요
누가 티비에 같은 화면을 한참 동안 표시하고 있을까요?
그럴 이유가 있을까요?
티비보는데.. 영상이 계속 움직이는데..
단 1분도 화면이 멈춰있지 않잖아요?
게다가 이 티비는 화면보호기능이 있거든요.
화면에 영상이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화면보호기가 작동해서 시커먼 화면에 불꽃놀이 같은 폭발하는 영상이 조그맣게 돌아다니면서 표시되거든요.
어지간해서는 화면이 탈 시간이 없다는 거예요.
처음에 이 현상을 발견했다면 바꿔달라고 했을텐데
그때는 갖고 싶은 티비가 왔다고 신이 나서 몰랐었나봐요.
LG에서는 이런 현상을 방지하기... 가 아니라 되살리기 위해서 픽셀리프레셔라는 기능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설정화면에서 픽셀리프레셔 기능을 찾기도 너무 쉬워요
찾기 너무 쉽죠?
다른 회사 티비에서는 당연히 이 메뉴가 이렇게 보이지는 않을 거예요. 이건 LG티비 메뉴니까요.
픽셀리프레셔를 실행하면 번인현상이 발생한 셀을 원상태로 돌려놓는다고 해요.
너무 좋은 기능인 것 같아요.
하하하~~
하지만 저는 이 기능을 사용하지 않았어요.
왜냐하면, 이 기능을 사용하면 티비 패널 전체가 수명이 줄어든다고 합니다.
픽셀리프레셔 기능이라는 게 작동원리가 모든 픽셀에 들어가는 전압을 재 설정하는 작업이라고 합니다.
픽셀리프레셔를 실행하면 다른 셀들과 같은 색을 표시하기 위해서 일부 픽셀에 전압을 더 세게 쏴주기 때문에 픽셀리프레셔를 실행한 후에는 일정기간 동안은 번인 현상이 없는 것처럼 영상을 시청할 수 있는 겁니다.
번인 현상이 없는 듯이. 있는데 없는 듯이.
시간이 지나면 다시 번인현상이 발생할 테고, 그러면 또 전압을 더 세게 쏴야 할 테고 그러다 보면 티비를 새로 사야 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는 거죠.
이 분야 전문가인 것처럼 말하는 사람들이 그렇게들 말하더라구요. 저는 거기 까지는 몰랐어요.
아무튼, 그래서 저는 당장은 픽셀리프레셔를 실행하지는 않을 거예요.
지금 나타나는 현상은 일부러 찾아보지 않으면 잘 안 보이니까 그냥 아무 일 없는 것처럼 보다가 좀 더 심해져서 눈에 확 띄고 가족들이 한 마디씩 하면 그때 가서 그걸 해보려구요.
암튼 간에, 저는 억울한 입장인 게 맞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정신건강을 위해서 피해자 아닌 척하고 살려구요.
그까짓 거 또 하나 사면 되죠 뭐~ ㅎㅎ
몇 달 전에도 10년 전에 180만원 넘게 사서 사용하던 엘지냉장고를 버리고 무이자 36개월 할부로 260만원짜리 양문형 냉장고도 샀는데요 뭐.. ㅎㅎ
이것도 엘지에요. 근데 요즘은 300만원 넘는 냉장고가 인기가 있나 봐요. 도대체 뭐가 좋은지는 모르겠지만요.
전자제품 진짜 드럽게 비싸요~~ ㅎㅎ
저는 할부라면 소도 잡아먹겠어요 ㅎㅎ
돈 쌓아놓고 사는 집이 얼마나 되겠어요.
게다가 무이자면 당연히 할부 이용해야죠.
할부이자까지 물건값에 포함시키고 무이자로 판매하는 경우도 있다지만... ㅎㅎㅎ
좋은 쪽으로 생각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