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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점이 너무 편의성만으로 일하는 것 같습니다

타래네 2024. 1. 24. 01:08

얼마 전에 인천 부평구 삼산동에 있는 보리밥 맛집에 갔습니다.


청국장도 나오고 여러 가지 맛있는 반찬이 나오고 나름 친절한 직원들이 대부분이라 삼산동 살던 시절에 자주 가던 곳이었는데, 다른 곳으로 이사 간 이후로 처음 다시 와봤습니다

그때는 온돌방으로 되어있어서 신발 벗고 들어갔었는데 이제는 식탁을 배치했더군요. 훨씬 좋습니다.
온돌에 앉아서 밥을 먹는 일은 엉덩이 따뜻하고 신발 벗고 발이 편할 수는 있지만, 허리 아프고 무릎 아프고 다리저리고 그렇잖아요?

멀쩡한 무릎도 양반다리하고 앉으면 무릎관절 나간다는 말이 있죠. 사실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튼..

1인분에 14000원짜리 보리밥정식 2인분을 주문했습니다.

여러 가지 맛있는 반찬도 나오고 돌솥밥과 청국장 그리고 빈그릇도 몇 가지 나왔습니다.

그런데, 돌솥에서 밥을 덜어내려고 하다가 옆에 있던 둥그런 그릇을 보니 뭔가 묻어있더군요.
자그마한 고춧가루 한 개. ㅎㅎㅎ
서빙하는 직원에게 설거지가 잘 안 됐네요 하면서 고춧가루를 손가락으로 뜯어냈습니다.

가끔 좀 그래요~ 하면서 그냥 넘어가려 하길래
그냥 웃고 말았습니다

그래, 그냥 먹자~ 하고 그릇을 만지는데 뭔가 얇게 우툴두툴한 느낌이 있더군요.
구리인지 놋쇠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그릇은 보통은 매끄러운 게 기본인데 좀 이상해서 그릇을 이리저리 만지면서 자세히 살펴보니 표면에 묵은 때가 있더군요.

주방에서 그릇을 정성껏 닦는 게 아니라 기계에 넣고 자동으로 설거지를 하니까 잘 안 닦아진 게 껍질처럼 굳어있었던 거죠.
아까 고춧가루가 보였던 것도 그런 이유겠지요.

손으로 설거지하면서 눈으로 보면 잘 안 닦아진 부분이 보이고 잘 닦으려고 할 텐데, 기계에 넣고 강력한 물줄기로 쏴대서 다 닦아졌다고 생각하니까 그릇에 이물질이 묻은걸 확인도 안 하고 모르고 다시 사용하는 것이겠죠.

항상 이런 일에 민감하고 가족들이나 동료들 앞에서 식당직원에게 한 마디씩 하던 저는, 많이 바뀌고 수더분해졌다고 할까요? 그냥 즐겁게 식사는 마쳤는데
성격이 완전히 바뀌지는 않았나 봅니다.
지금 이런 글을 쓰고 있는 걸 보면요.

사진 보면 어디인지 알 수도 있을 테니, 굳이 어디라고 하지 않고 사진만 올립니다.

편한 것도 빠른 것도 좋지만, 음식점은 위생이 제일입니다.